맥주 고르기 — 라거 말고도 많습니다
맥주 · 입문 · 3분 · 2026-08-06 업데이트
한국에서 맥주는 오래 '시원한 것' 하나였습니다. 수제맥주집이 늘면서 메뉴판에 IPA, 스타우트, 바이젠 같은 말이 붙기 시작했는데, 이게 무슨 뜻인지 모르면 결국 늘 마시던 걸 시키게 되죠.
사실 큰 갈래는 두 개뿐입니다. 이것만 알면 나머지는 그 안의 변주예요.
에일과 라거
효모가 어디서 발효하느냐의 차이입니다. 위에서 하면 에일, 아래에서 하면 라거예요. 실제 혀에서는 이렇게 갈립니다.
- 라거 — 깔끔하고 시원합니다. 향이 튀지 않아서 안주를 안 가려요. 국산 맥주 대부분이 여기입니다.
- 에일 — 향과 맛이 앞에 나옵니다. 과일 향, 꽃 향, 쓴맛이 뚜렷해요. 수제맥주집의 주력입니다.
라거가 '밍밍하다'고 느껴진 적이 있다면 에일 쪽이 맞을 가능성이 큽니다. 반대로 향이 강한 게 부담스러우면 라거가 답이에요. 좋고 나쁨이 아니라 취향입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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메뉴판에서 자주 보는 이름들
- IPA — 홉을 많이 넣은 에일. 쓴맛과 시트러스·솔 향이 강합니다. 호불호가 가장 크게 갈리는 자리예요.
- 페일 에일 — IPA보다 순한 에일. 에일이 처음이면 여기서 시작하는 게 안전합니다.
- 바이젠(밀맥주) — 밀로 만든 에일. 바나나·정향 같은 향이 나고 부드럽습니다. 쓴맛이 거의 없어요.
- 스타우트·포터 — 검은 맥주. 커피·초콜릿 맛이 납니다. 무겁고 도수도 조금 높은 편이에요.
- 필스너 — 라거 중에서 홉 향이 좀 더 있는 쪽. 깔끔한데 밋밋하지 않습니다.
- 사워 — 일부러 신맛을 낸 맥주. 과일주스처럼 느껴지기도 해서 맥주를 싫어하던 사람이 좋아하는 경우가 있습니다.
주문할 때 이름을 몰라도 됩니다. "쓴 거 말고 향 좋은 걸로", "제일 깔끔한 걸로" 한마디면 충분히 좁혀집니다.
IBU와 ABV
수제맥주집 메뉴판에 숫자 두 개가 붙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.
- ABV — 도수. 5% 안팎이 보통이고, 8%를 넘으면 한 잔으로 충분합니다.
- IBU — 쓴맛 지수. 20 아래면 거의 안 쓰고, 60을 넘으면 확실히 씁니다.
혼자 여러 종류를 마셔볼 생각이라면 ABV가 낮은 것부터 가는 게 순서상 맞습니다. 도수가 높은 걸 먼저 마시면 다음 잔의 미묘한 차이가 안 느껴져요.
혼자 마실 때
맥주는 혼술과 궁합이 좋은 편입니다. 도수가 낮아 오래 마실 수 있고, 한 잔 단위로 파는 게 기본이라 여러 종류를 시도하기도 쉬워요.
- 샘플러·플라이트 — 작은 잔 서너 개로 나오는 구성. 혼자서 비교해 보기에 가장 좋습니다.
- 하프 파인트 — 반 잔. 종류를 늘리고 싶을 때 유용한데, 있는 집이 많지 않아 물어봐야 합니다.
- 탭 리스트 — 그날 연결된 생맥주 목록. 자주 바뀌므로 "오늘 뭐가 좋아요?"가 잘 통하는 업태입니다.
온도도 한몫합니다. 라거는 차게 마시지만 에일은 너무 차면 향이 닫혀요. 잔을 손으로 잠깐 감싸 온도를 올리면 향이 열리는 게 느껴집니다.
안주
맥주는 탄산과 쓴맛이 기름을 씻어내서 기름진 음식과 잘 붙습니다. 다만 종류에 따라 갈라집니다.
- 라거·필스너 — 튀김, 치킨, 감자. 무난하게 다 붙습니다.
- IPA — 향이 강해서 맛이 센 음식이 낫습니다. 매운 것과도 잘 맞아요.
- 바이젠 — 부드러워서 담백한 것. 소시지, 치즈.
- 스타우트 — 초콜릿·견과, 혹은 굴. 의외의 조합인데 실제로 고전적인 짝입니다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