사케 라벨 읽는 법 — 준마이·긴조가 무슨 뜻인지
사케 · 입문 · 3분 · 2026-08-06 업데이트
이자카야는 혼자 가기 좋은 업태입니다. 카운터가 기본이고, 안주가 1인분 단위로 나오고, 술을 잔으로 팝니다. 그런데 사케 메뉴판은 한자가 많아서 결국 "뜨거운 걸로" 하고 끝나는 경우가 많죠.
라벨에서 볼 건 두 가지뿐입니다. 쌀을 얼마나 깎았나, 양조 알코올을 넣었나.
정미율 — 쌀을 깎은 정도
쌀 바깥쪽에는 단백질·지방이 많아 잡맛이 됩니다. 그래서 깎아냅니다. 남은 비율이 정미율이에요. 많이 깎을수록 맑고 향이 화려해지지만, 쌀의 구수함은 줄어듭니다.
- 혼조조 / 준마이 — 70% 안팎. 쌀맛이 살아 있고 묵직합니다. 데워 마시기 좋아요.
- 긴조 / 준마이긴조 — 60% 이하. 과일 향이 나기 시작합니다. 차게 마시는 쪽.
- 다이긴조 / 준마이다이긴조 — 50% 이하. 향이 가장 화려하고 깔끔합니다. 값도 그만큼 올라가요.
'준마이'가 붙고 안 붙고
준마이(純米)는 쌀·누룩·물만 썼다는 뜻입니다. 안 붙어 있으면 양조 알코올을 조금 넣은 것이고요.
넣은 쪽이 나쁜 게 아닙니다. 알코올을 더하면 향이 잘 올라오고 뒷맛이 깔끔해져서, 일부러 그렇게 만드는 경우가 많아요. 준마이는 쌀의 무게가 남고, 아닌 쪽은 가볍고 산뜻합니다.
정리하면 준마이 = 묵직·쌀맛, 다이긴조 = 화려·깔끔입니다. 이 두 축만 알면 "묵직한 쪽으로" 혹은 "향 좋은 쪽으로"라고 주문할 수 있어요.
단맛과 산도
라벨에 숫자가 적혀 있기도 합니다.
- 일본주도(日本酒度) — 플러스면 드라이(카라구치), 마이너스면 단맛(아마구치). +5면 꽤 드라이합니다.
- 산도(酸度) — 높을수록 맛이 또렷하고 음식과 잘 붙습니다. 1.5 안팎이 보통이에요.
못 외워도 됩니다. "드라이한 쪽" / "약간 단 쪽" 한마디면 같은 정보가 전달됩니다.
온도 — 사케만의 축
같은 병을 온도만 바꿔도 완전히 다른 술이 됩니다. 다른 술에는 이만한 폭이 없어요.
- 레이슈(차갑게, 5~10도) — 향이 조이고 산뜻해집니다. 긴조·다이긴조 계열에 맞습니다.
- 조온(상온, 15~20도) — 향이 가장 넓게 열립니다. 좋은 준마이는 여기서 진가가 나와요.
- 누루칸(40도 안팎) — 미지근하게. 쌀의 단맛이 도드라지고 몸이 풀립니다.
- 아츠칸(50도 이상) — 뜨겁게. 향은 날아가지만 목넘김이 부드러워집니다.
다이긴조를 뜨겁게 데우면 비싼 향이 전부 날아갑니다. 데워 마실 거면 준마이·혼조조 쪽을 고르는 게 맞아요. 잘하는 집은 "이건 누루칸이 좋아요"처럼 온도를 같이 권합니다.
혼자 주문하는 법
이자카야에서 사케는 대개 잔(잇고, 90ml 안팎)이나 작은 병으로 팝니다. 혼자면 잔으로 두어 종류 비교해 보는 게 낫습니다.
쓸 만한 문장 하나: "준마이로, 상온으로 한 잔 주세요. 안주는 이걸로 할 건데 어울리는 쪽으로요." 정미율도 이름도 몰라도 이 문장이면 충분히 좁혀집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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